[이프레시뉴스] KB금융지주의 이사회 의장으로 권선주 전 IBK기업은행 은행장이 지난 22일 선임됐다.

이는 KB금융지주 설립 이래 첫 여성 의장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권 의장의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은 금융계에서 인정받고 있으며 그의 리더십이 앞으로 KB금융지주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권선주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선임. 사진=KB금융
권선주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선임. 사진=KB금융

‘KB Diversity 2027’ 전략의 일환으로 권 의장의 선임은 이사회의 다양성을 확대하고 지배구조를 선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는 이번 선임에 대해 “여성 리더십의 확대와 다양성 증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권 의장은 1956년생으로 연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기업은행에 입사했다. 이후 국내 최초 여성 은행장으로 선임되어 중소기업대출 확대와 기술금융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달성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소기업대출에서 최고 수준의 성장을 기록했으며, 금융소비자보호센터장과 리스크관리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금융업계의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권 의장은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외유내강형 리더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온화한 성품과 결단력 있는 업무 추진 방식, 현장 이해도와 디테일에 강점을 지니고 있어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권 의장의 선임과 함께 남편 이 모씨가 대표로 있는 월앤비전의 과거 행적이 재조명되고 있다. 

월앤비전은 콜센터와 고객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2006년 효성그룹의 계열사인 효성ITX로부터 독립해 설립됐다. 이 모씨는 월앤비전이 분사하기 전까지 효성ITX의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2013년 12월, 권 의장이 기업은행장으로 취임하자 남편 이 모씨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비상장 회사 주식 27만4000주(당시 가치 13억7000만원)을 전량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했다. 

이는 국내 최초의 여성은행장으로 발탁된 것에 따른 남편의 전향적인 조치였으며 권 의장은 남편의 든든한 외조 덕분이란 호평을 받았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공직자 및 공직유관기관의 직원은 직무와 연관된 주식을 3천만원 이상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주식 보유금액은 해당 공직자의 배우자와 직계 존속·비속이 보유한 주식까지 합산해 계산한다.

하지만 권 의장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남편 이 모씨의 과거 행적은 뼈아픈 대목이다. 권 의장의 남편은 일감 몰아주기, 골프장 캐디 성추행 의혹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으며 이는 권 의장 선임과 동시에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권 의장은 남편과 관련된 사건들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장이 기업은행 임원으로 재직하던 시절, 남편이 대표로 있던 효성ITX와의 용역 계약 체결을 둘러싼 의혹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의혹은 노조의 고소로 이어졌고 권 의장의 리더십에 대한 의문을 촉발시켰다. 

또한 권 의장의 남편이 기업은행과 10억원 이상의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직자로서의 윤리성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기업은행 측은 “계약이 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당시 권 의장이 CS센터장을 역임하고 있었기 때문에 업체 선정 과정에 대한 부적절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밖에도 이 모씨가 골프장 캐디를 성추행한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으며 권 의장의 공적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쳤다. 

2021년 4월 권 의장의 남편 이 모씨는 IBK투자증권 A 전 부사장과 함께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모 골프장에서 캐디 A씨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A씨는 “이 모씨가 강제로 허리를 끌어안고, 몸을 부딪치는 등의 행위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이 사실을 골프장 측에 알렸으나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당시 이를 취재한 MBC에 따르면 가해자인 이모 씨는 골프장 여성 캐디들 사이에서 이미 악명이 높았던 사실도 드러났다. 

이모 씨와 함께 라운딩하던 IBK투자증권 부사장이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캐디에게 이를 무마하고자 돈 봉투를 건넨 것이 화근이 됐다.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금품 수여 행위는 강제추행 방조나 증거인멸에 해당된다. 이 사건에 대해서도 권 의장의 공식적인 의견은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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