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프레시뉴스] 한미글로벌의 김종훈 회장이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발표한 출산 장려 정책에 대한 발언을 두고 사내 안팎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김 회장은 직원들에게 출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녀를 가지지 않는 직원들에 대한 가치 평가를 언급했는데, 이는 사생활에 대한 과도한 간섭과 압력으로 해석될 수 있다.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사진=한미글로벌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사진=한미글로벌

26일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우리 회사에서는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젊은 구성원은 존재 가치가 없다"는 발언을 사내 인트라넷에 게재했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됐다.

이에 대해 일부 직원들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미친 회사인 것 같다”, “오너가 홈페이지에 올린 글임”, "진짜 그냥 이직해야지"라는 등의 불만의 글을 게시했다. 

김 회장의 이러한 발언은 직원들의 개인적 선택과 생활 방식에 대한 공개적인 평가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김 회장은 저출산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인물로 인정받고 있으며, 회사 내 출산 및 육아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운영해 왔다. 더불어 '한반도 미래인구연구원’ 설립을 통해 인구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김 회장은 출산 장려를 위한 다양한 복지 혜택을 신설했다. 신입사원 선발 시, 4명의 자녀를 출산하겠다는 서약을 요구하여 화제를 모았으며 지난해 6월에는 셋째 아이를 출산한 직원에게 조건 없이 승진 기회를 제공하고 자녀가 있는 신입 지원자에게는 서류 전형에서 가산점을 부여했다. 

또한 예비 기혼자를 위한 주택 대출 한도를 5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출산휴가는 기본 3개월에서 1개월을 추가로 연장했으며, 넷째 아이를 출산한 경우에는 육아도우미를 지원하기로 했다.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직원은 2년간 재택근무가 가능하며,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자녀 돌봄 휴가도 도입했다. 

그러나 4자녀 출산을 신고한 직원이 없어 최소 2명의 자녀 출산을 서약하도록 변경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마저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를 보였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제도적 접근만으로 직원들의 출산율을 높이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기업들이 억대의 출산 장려금을 도입하는 등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글로벌의 접근 방식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다수 대기업들이 이미 시행 중인 복지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미글로벌 관계자는 이프레시뉴스와 통화에서 “한미글로벌의 출산 장려 정책이 효과가 없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한미글로벌 직원들 합계 출산율이 1.57명으로 사회적 평균보다 높다”고 해명했다.

이어 “한미글로벌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했다”면서 “표현이 심해 바로 삭제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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